관절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평온한 일상을 깨트리는 주범이다. 완치가 어려워 일상생활에 불편이 지속되고 심해지면 각종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여겨 치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현재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0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관절염의 날’을 앞두고 관절염의 종류와 증상, 치료방법을 송인수 대전선병원 관절센터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뼈와 뼈 사이 염증, 원인은 다양
관절염은 두 개 이상의 뼈가 맞닿는 부위인 관절에 세균 침투, 외상 등의 원인으로 염증성 변화가 일어난 것을 의미한다. 몸무게가 실리는 무릎, 엉덩이, 척추 관절 등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골절, 과도한 운동 등으로 인해 모든 관절 부위에서 생길 수 있다.
관절염의 대표적인 발병 원인은 노화와 비만, 가족력, 과도한 운동, 사고 등이다. 특히 비만이거나 오랜 시간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해야 하는 사람,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 음주·흡연을 과하게 하는 사람이 주의해야할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관절염 환자의 비율은 높아진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절염 중 가장 흔한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우리나라 50~64세 성인의 5.8%(남자 2.2%, 여자 9.3%), 65세 이상의 24%(남자 9.2%, 여자 34.3%)가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무리한 다이어트와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20~30대에서도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관절염 종류에 따라 증상 달라
관절염은 크게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외상성 관절염 등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한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관절에 운동장애나 압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운동 시에는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되고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진 경우에는 마찰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비교적 가벼운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관절을 사용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 이상이 생겨 관절 연골을 스스로 공격하면서 손가락, 손목, 무릎 등에 다발적으로 심한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관절이 뻣뻣해지는 것이 특징인데 처음으로 양쪽 손의 손가락마디 관절, 발의 작은 관절, 팔꿈치 등에서 부종, 열감, 통증 등으로 시작되고 무릎 관절, 고관절 등으로 증상이 확대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마디가 뻣뻣해져 움직이기 힘든 현상이 양쪽 관절 모두에서 1시간 이상 지속되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외상성 관절염은 운동이나 일상생활 중 외상으로 골절이 발생하거나 관절 연골에 직접적인 손상이 가해져 발생한다. 관절 간격이 좁아지는 등의 관절변형을 겪은 후 2차적으로 발생하는 관절염이다.
▲비수술적 치료 어렵다면 인공관절로
관절염 치료의 첫걸음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에 임하는 것이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은 조기발견 후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면 약물과 물리치료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환자의 관절을 최대한 되살리고 보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약물치료와 함께 자가혈추출주사요법, 자가줄기세포이식술, 관절재생술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비수술적인 처치를 적지 않은 기간 진행했는데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지속된다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몸속의 고장난 관절을 제거하고 특수 소재의 인공관절을 삽입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보존하기 위해 최소 절개법으로 진행되는데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수술시간이 소요된다. 수술 후에는 회복, 재활, 운동치료 기간을 포함해 2주 정도의 입원치료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인 특유의 좌식 문화를 반영해 양반다리, 무릎꿇기 등의 자세가 가능하도록 하는 한국형 인공관절이 개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형 인공관절은 130~135도에 달하는 고굴곡의 각도에서도 탈구가 일어나지 않도록 디자인돼 있고 고굴곡의 강한 스트레스를 수십 년간 견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관절염 예방엔 걷기, 수영 등이 효과적
걷기와 제자리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은 관절염 예방에 좋은 운동들이다. 관절을 유연하게 하면서도 근육의 힘을 강화·유지시키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 이에 반해 등산, 달리기, 에어로빅, 축구, 테니스 등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이다.
운동은 매일 30분 이상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은데 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즉시 운동을 멈춰야 한다. 운동 후 관절 부위가 아프거나 부으면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원인들로 인해 관절에 통증이 발생했다면 조기 치료가 가능하도록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