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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극복의 날’ 알아보는 치매 자가진단법

 

-한호성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장


-6가지 이상 해당되면 초기 증상 … 조기 발견해 악화 막아야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매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자 우리 정부가 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치매 환자는 72만여 명으로 10명 중 1명(유병률 10.2%)이 치매 환자다. 2025년에는 약 100만 명, 2050년에는 250만 명으로 15%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의료비와 요양비, 생산성 손실 등 간접비까지 포함한 치매환자 1인당 관리 비용은 2015년 2천만 원 수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9% 정도인 13조 2천억 원이었다. 치매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환자 발생이 증가하는 질병이어서 고령 사회로 갈수록 환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개인과 가족의 고통 및 피해는 물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호성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알츠하이머 치매가 65% 차지, 최근 기억부터 사라져

알츠하이머 치매는 고령, 머리 외상 등이 위험 인자로 지목되고 있으면서도 아직 원인이 불분명하다. 치매의 약 65% 이상을 차지하며, 퇴행성 뇌질환이므로 대부분 노인에게 발생한다. 언어장애, 기억장애, 시공간인지장애 등 보통 치매 증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증상이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시작되면 해마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최근 기억부터 사라지게 된다. 이후 장기기억 저장 기능을 하는 대뇌피질도 손상되면서 오래된 기억도 사라진다.


◆ 혈관성 치매는 25%, 언어장애, 운동능력 저하, 감정 기복과 우울증 증세도

치매의 약 25% 이상을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류 감소, 뇌경색 등 뇌혈관 손상으로 인지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뇌혈관 질환이라는 분명한 주요 원인 인자가 있다. 어떤 뇌혈관 질환인가에 따라 △뇌경색이 처음 발병했을 때 인지 기능에 큰 장애가 생기는 전략뇌경색치매, △뇌경색이 여러 번 오면서 인지 기능 장애가 단계적으로 발생하는 다발경색치매, △작은 뇌혈관의 문제로 뇌 피질 밑의 부위가 손상돼 발생하는 피질하혈관치매, △염색체의 돌연변이가 원인인 유전형혈관치매 등으로 구분된다. 혈관성 치매의 주요 증상은 언어장애, 운동능력 저하, 팔다리 마비 등이고, 환자에게 심한 감정 기복과 우울증 증세가 보이기도 한다.






◆ 자가진단 6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초기 증상, 조기에 치료할수록 효과 좋아

알츠하이머 치매가 서서히 시작되며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반면, 혈관성 치매는 증상이 비교적 급격히 시작된다. 증상 경과에 있어서도 혈관성 치매는 계단식으로 악화되거나 발전 속도에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뇌혈관 질환을 앓았던 사람에게도 알츠하이머 치매가 나타날 수 있고,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가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혈관성 치매도 발병 가능하다. 따라서 우선 자가진단법을 숙지하고, 치매가 의심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치매 증상은 흔히 건망증과 혼동되기 쉽지만, 건망증은 무언가를 잊어버렸을 때 단서를 주면 대부분 기억해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치매 자가진단은 △이미 했던 이야기나 질문을 자주 반복하는 경우, △사람이나 사물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경우, △글이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진 경우, △감정 기복이 심해지며 화를 잘 내는 경우, △말이 어눌해진 경우, △고집이 세진 경우, △무언가를 깜빡 잊어버리는 빈도가 잦아진 경우, △복잡한 일에 서툴러지며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잘 못하게 된 경우, △삶의 의욕이 떨어진 경우, △젓가락질이 서툴고 음식을 자주 흘리는 경우, △옷이나 차림새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 중 6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치매는 조기에 치료할수록 증상 완화 등 치료 효과가 좋아 의심 증상 발견 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다양한 검사로 치매 진단, 혈관성 치매는 뇌 영상 촬영으로 병변 확인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기억력 검사, △근래 행동 및 성격 변화에 대한 질문, △인지 기능 평가를 위한 신경심리검사, △임상 양상 관찰, △기타 신체 질환의 존재 확인을 위한 검사, △자기공명영상(MRI)검사 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검사를 통한 뇌 영상 촬영 등을 실시한다. 특히 뇌 영상 촬영은 혈관성 치매가 의심될 경우, 뇌혈관 부위의 병변을 확인하는 과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 인지 기능 개선에 약물치료 효과적,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 관리해야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는 근본적인 완치 방법이 없어 증상 치료와 진행 억제 치료가 주를 이룬다. 다만 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약물을 이용한 치료가 치매를 치료하는데 많은 효과가 있다. 대표적으로 인지 기능과 기억력 저하가 심하지 않은 경우 사용하는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가 있다. 아세틸콜린은 뇌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데, 치매 환자의 뇌에는 아세틸콜린이 정상인보다 적다. 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증상을 6개월~2년 정도 늦출 수 있다. 인지 기능과 기억력이 심하게 저하된 상태에서는 NMDA 수용체 길항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혈관성 치매 환자의 경우 뇌혈관질환의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혈소판 응집 억제 기능을 하는 아스피린, 항응고제인 와파린, 혈류순환개선제 등을 투여한다. 혈관성 치매는 치료를 잘 받으면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커 환자 역시 치료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 예방엔 규칙적인 운동과 두뇌활동, 만성질환과 우울증 관리해야

알츠하이머 치매는 발병 원인이 분명하지 않아 예방이 쉽지 않지만 생활 습관의 변화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혈관성 치매도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흡연, 음주, 고지방 고열량 음식 등을 피하고,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걷기와 같은 규칙적인 운동, 독서나 취미 등 무언가를 배우며 뇌를 자극할 수 있는 두뇌활동, 가족이나 친구, 취미, 종교 등의 친목모임 같은 사회활동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질환 관리도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노인성 우울증도 조심해야 한다. 치매로 진행될 수 있어 지속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을 하고, 환경이나 생활방식을 갑자기 크게 바꾸어 혼란을 주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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