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의 전환점, 폐경기
선병원 여성건강연구소 정지학 소장
폐경은 단순히 월경의 멈춤이란 뜻이며 이는 여성의 일생 중에 나타나는 생리현상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신체적 변화로 지나치기에는 ‘폐경’이라는 두 글자에 담긴 마음의 변화가 너무 크다. 당연한 변화의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을 당황해 하지 않고, 건강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폐경기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알고 준비한다면 좀 더 지혜롭게 건강을 돌볼 수 있을 것이다.
대전선병원 선병원 여성건강 연구소 정지학 소장의 도움말로 폐경기 여성 건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폐경이란
폐경이란 여성이 나이가 많아지면서 경험하게 되는 정상적인 과정으로서 난소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을 생산하는 기능이 거의 정지되어 12개월 이상의 무월경이 지속되며 결국 영구히 월경을 마감하는 것을 말한다. 여성은 많은 수의 난자를 난소에 저장한 채 태어난다. 이 난자들은 사춘기 이 후 규칙적인 배란과 월경을 일으키며 소모되어 가는데 그 과정에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푸로게스테론이 생산 분비된다. 계속되는 월경주기와 함께 난자의 수는 점차 감소하여 여성이 40세가 넘으면 난자의 수는 현저히 감소하게 되고 폐경 약 4-5년 전부터는 불규칙한 월경주기를 보이다가 폐경 전 1-2년 동안은 에스트로젠의 생산이 급격히 감소됨에 따라 이 시기에 많은 여성들이 폐경기 증상을 경험 하게 된다. 이 시기를 폐경전환기라고 한다. 이 후 월경이 중단되고 약 1년 동안 무월경이 지속되면 폐경이 됐음을 알게 된다. 폐경 후 약 4-5년이 지나면서 대부분 여성들은 호르몬 부족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건강상의 문제들이 점차 증가하게 된다.
■ 폐경의 증상
폐경전환기와 폐경기에 여성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을 살펴보면,
첫째,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진다. 초기에는 월경주기가 오히려 짧아지는 빈발월경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점차 주기가 1주일 이상 길어지고 무배란성 월경이 되면서 월경주기는 2, 3개월 또는 그 이상으로 불규칙해지며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둘째, 얼굴이 달아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은 여성 호르몬의 부족으로 말초혈관이 갑자기 확장되었다가 수축하기 때문인데 주로 얼굴, 목, 가슴부위의 혈관이 확장되면서 열감과 함께 피부가 붉어지고 뒤이어 혈관 수축이 일어나서 환자는 땀을 흘림과 동시에 오한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폐경 전 후 여성의 약 75%에서 나타나며 그 중 25% 여성에서는 심각한 정도를 보이기도 한다. 증상의 지속시간은 대개 1-3분이며 하루에 5-10회 정도 나타나고 보통 1-2년 지속 후에 사라지지만 약 25% 여성에서는 5-10년 지속되기도 한다. 과체중 여성이나 스트레스, 불안, 음주. 더위 등에 의하여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셋째, 폐경은 여성에게서 많은 심리적 변화를 유발한다. 즉, 폐경은 여성다움의 상징을 상실하는 것으로 생식능력도 잃고 몸의 변화와 함께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쇠퇴해지는 것을 느끼게 하여 정서적 불안정 상태와 우울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이상과 같은 폐경전환기의 여성호르몬의 부족에 의한 증상은 폐경 후 수년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또 다른 건강상의 문제로 진행될 수 있다. 질 벽을 비롯한 생식기와 방광, 요도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폐경 후 4-5년 내에 질 벽이 위축되어 좁아지고 염증이 잘 생기며 성교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외음부도 위축되고 염증과 함께 소양감을 갖게 한다. 방광 및 요도 역시 점막의 변화로 빈뇨, 배뇨통 또는 절박뇨를 유발할 수 있다. 에스트로젠이 부족하게 되면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holesterol)이 증가 한다. 이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증가는 동맥경화증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여성의 심장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은 폐경 이 후에 2배로 그 빈도가 증가된다. 그리고 폐경 이 후 가장 중요시해야 할 변화는 폐경은 골격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에스트로젠은 골격을 형성하는 단백질과 칼슘을 유지하고 위장관에서 칼슘의 흡수를 촉진한다. 따라서 폐경에 따른 호르몬의 부족으로 뼈의 칼슘 소실이 증가하고 위장관과 신장에서 칼슘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하므로 골밀도가 감소하며 이로 인하여 골절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최근 골다공증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인데 이것은 우리사회가 점차 선진화 되어 가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자녀수가 감소하며 육체적 활동이 감소하게 되고 여성흡연인구가 증가하는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폐경과 관련된 장애는 의외로 다른 질병이 내재되어 나타나기도 함으로서 식별을 요한다. 그러므로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진단은 보통 불규칙해진 월경주기와 환자가 갖는 증상이 중요하며 혈중 난포자극호르몬(FSH)이 크게 증가됨으로써 가능하다.
■ 폐경기 여성 건강 관리
다음은 폐경기 여성에서 유발되는 각 질환에 대해 건강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알아본다.
첫째, 불규칙한 월경주기 또는 비정상적인 질 출혈을 보이는 경우에는 먼저 의사의 검진을 통해 종양 등의 다른 원인을 배제한 후 주기적인 황체호르몬의 투여 또는 피임약을 복용하여 규칙적인 월경주기로 유도할 수 있다. 단, 자궁내막의 변화가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하여서 확인하도록 한다.
둘째, 안면홍조는 우선 갑상선질환이나 심리적 문제 여부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본다. 때로는 안면홍조와 함께 불안하고 과민해지며 원인모를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에스트로젠을 투여하는 것이며 그 외 비 호르몬 제재를 쓰기도 하고 환경적 요인으로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체온을 낮추거나 체중을 과다하지 않도록 조절하고 금연과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셋째, 폐경 후 비뇨생식기의 위축으로 질벽의 건조, 소양증, 배뇨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것은 특히 흡연자, 성생활이 소극적인 여성, 또는 질식 분만의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 더 심할 수 있다. 따라서 금연과 함께 적극적인 부부생활은 질의 위축을 막고 혈액순환을 증가시켜서 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에스트로젠 투여로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 할 수 있으며 질정이나 질크림의 형태로 된 호르몬을 사용하여 전신적인 투여로 오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넷째, 골다공증은 노화에 따른 변화라고 볼 수 있으며 폐경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폐경 후 골다공증은 호발하는 연령이 51-75세로 넓고 여성에서 남성보다 6배 많으며 주 골절부위는 척추와 요골이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은 없으나 등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진단은 주로 골밀도측정기를 이용한다.
골다공증은 예방이 곧 치료라고 생각하여야 한다. 먼저, 골밀도에 관계없이 골다공증과 관련하여 골절을 입은 여성이나 골밀도 검사에서 T-score가 -2.5 이하인 여성은 특별한 금기증이 없는 한 에스트로젠으로 치료를 해야 하며 골다공증의 고위험군에 속한 여성 즉, 65세 이 후의 여성, 스테로이드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 체격이 작거나 체중이 적은 여성, 흡연여성, 골다공증의 가족력이 있는 여성, 조기폐경이 된 여성에서는 예방적 호르몬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호르몬 이외에 많이 사용하는 약물로는 칼시토닌, 비스타스포네이트계 약물이 있으며 뼈의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칼슘과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는 비타민 D의 공급도 중요하다. 폐경 후에는 하루 1200mg의 칼슘이 필요하며 주요 함유식품에는 우유와 유제품(요구르트, 치즈), 뼈째로 먹는 생선, 콩류, 정제하지 않은 곡류, 두부, 녹색채소(시금치, 브로콜리) 등이 있다. 비타민 D는 주로 자외선 노출에 의해서 피부에서 합성되는데 노인에서는 피부의 합성능력이 감소한다. 일일 권장량은 400IU 이며 함유식품으로는 간유, 고등어, 청어 등 등 푸른 생선과 육류, 달걀 등이 있다.
■ 폐경기의 시기
폐경의 시기는 평균 51세로 대부분의 여성들은 44-56세에서 경험한다. 또한 40-45세에서 오는 조기폐경과 40세 이 전에 폐경이 오는 조기난소기능부전은 부모와의 유전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즉, 조기폐경이 있은 어머니의 딸도 역시 조기 폐경이 올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조기난소기능부전은 약 1%의 여성에서 나타나는데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인 장애에 의해 난자가 급격히 소실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폐경의 시기가 빨리 올수록 골다공증을 비롯한 폐경기 증상이 심할 수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여성호르몬 치료가 요구된다.
폐경기 장애에 대한 호르몬치료로서 초래할 수 있는 일반적인 부작용으로 유방의 압통, 편두통, 질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음이 알려졌고 그 외 심혈관질환, 유방암, 정맥혈전증의 위험이 다소 증가된다고 보고 되어 있다. 따라서 유방암 또는 자궁내막암이 있거나 의심되는 여성, 원인이 확실치 않은 질출혈, 혈전증이 있는 여성에게는 여성호르몬의 투여를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