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추석 전날 아침, 가족끼리 모여서 전을 부치고 있었는데 아빠가 갑자기 방에서 나오시면서 전 부치는 엄마 등으로 쓰러지셨습니다. 아빠 입이 돌아가고, 의식이 없어 119를 불렀는데 , 기다리는 그 시간이 너무도 길게 느껴졌어요 119가 도착해서 빨리 병원으로 옮기면 되겠지 하고, 가까운 백제병원으로 가는데 119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가 뇌졸중 증세 같은데, 지금 대전권에 받아주는 병원이 없다고,

우리는 논산에 사는데 늘 다니던 충대니, 건양대니, 대학병원 어느 한군데 응급실도 받아주는데가 없다니,,3시간내 빨리 응급조치를 해야는데, 이대로 구급차 안에서 응급실 뺑뺑이하다 돌아가시는 건 아닌가 너무나 절망스러웠습니다. 아는 병원 있으면 알아보라고 해서, 최대한 가까운 익산에 원광대병원 응급실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절망스러운 상태로 어떡해야하나 정신이 멍한 상태였는데, 다행이 목동 선병원에서 받아준다고 해서 그리로 이동한다는 119전화를 받았습니다. 선병원?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그런 응급수술이 가능한 병원인가?? 처음에 의심이 들었지만, 다급한 상황이라 일단 목동 선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우리가 병원 도착했을때는 아빠는 이미 혈전 용해제등 응급 조치를 받았고, CT를 찍으러 이동하였습니다. 그 사이 신경외과 선생님이 오셔서 아빠 상태를 설명해주셨고, 혈전제거를 위한 시술을 받아야하는데, 잘못되면 뇌출혈 위험도 있고, 여러가지 위험 가능성도 있다하여 너무나 불안하였지만,  할 수 있는 건 시술이 잘 되길 기도하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시술팀이 도착하는대로 바로 아빠는 응급 시술에 들어갔고, 기다리는 동안 응급실 옆에 응급실혈관센터 벽에 붙은 안내문을 보니, 이미 3000여회 이상의 시술 경력이 있는 대학병원 못지않은 경험이 풍부한 병원이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걸 보고 약간의 불안한 마음이 놓였고, 1시간여쯤 지나 아빠의 경과도 다행이 좋다는 신경과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너무도 감사햇습니다. 점심도 거르고, 시술에 참여해준 시술팀 젊은 선생님 세 분이 아 배고프다 하며 옷 갈아입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걸 보니, 젊은 분들이 명절에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응급환자를 위해 대기해주셔서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의료진이 없었다면 우리 아빠는 어떡게 되셨을까, 너무도 감사한 눈물이 납니다. 

신경과 의사 선생님께서도 다행이 신경외과 선생님이 계셨고, 시술팀도 대기하고 있었고, 환자도 제시간에 빨리 와 주어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 환자의 상태가 비교적 양호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였습니다. 아빠는 시술 후에 말씀도 하시고, 다리도 들어보라고 하니, 들어보시고, 정말 상태가 좋으셨습니다.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은 중환자실에 계시지만, 훌륭한 의료진 덕분에 건강히 퇴원하실 것 같습니다.

잠시나마 선병원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던게 부끄럽고, 의료대란, 명절기간임에도 응급의료체계를 갖추고, 고생해주고 계신 선병원 응급실 선생님들, 시술해주신 신경외과선생님, 시술팀, 신경과 선생님!! 어떡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몰라 여기에 글 남깁니다.

우리 아빠 살려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