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훈 선병원 이사장, 美 고관절학회 ‘최고논문상’ 수상
18일 서울 반포동 사무실에 들어서자 엉덩이와 허벅지를 이어주는 고관절 모형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선두훈 선병원 이사장(인공관절 개발업체 코렌텍 대표)는 “코렌텍이 만든 1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첫 자식을 쳐다보듯 따스한 눈길이었다.
선 이사장은 최근 가톨릭의과대학 정형외과 연구팀과 공동으로 미국 고관절학회에서 주는 최고논문상(Otto Aufranc Award)을 수상했다. 인공관절용 재료로 많이 쓰인 티타늄을 값싼 스테인리스로 대체하면서도 뼈 속의 결합력을 높인 표면처리 기술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전의 대표적 인공관절 소재인 티타늄은 좀 비싸다는 것이 흠이었지요. 표면처리된 스테인리스를 사용할 경우 티타늄보다 재료비가 10분의 1로 확 줄어듭니다.”
세계 인공관절 시장은 고관절과 무릎관절을 합쳐 15조원대로, 국내 시장만 2000억원이 넘는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진입하면서 관련 시장이 연평균 20% 가까이 크고 있다. 미국 존슨&존슨과 지머가 세계 인공관절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선 이사장이 2000년 세운 코렌텍은 2005년 첫 티타늄 제품을 만든 데 이어 이번에는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스테인리스 고관절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임상시험을 위한 인허가 과정에 2∼3년 걸릴 겁니다. 국내에는 경쟁업체가 없지만 해외 큰 업체들이 저희 제품을 예의주시합니다. 무릎관절용 제품도 완성돼 곧 임상에 들어갑니다.”
가톨릭의대 출신 정형외과 의사인 그는 대전 선병원 등을 운영하는 영훈의료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선두훈 이사장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표면처리다. 인공 고관절 수술 과정에서 부작용을 줄이려면 허벅지와 엉덩이 뼈에 들어간 소재가 기존 뼈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면서 어우러져야 한다. 그동안 스테인리스 소재의 문제는 뼈조직과 그다지 친화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두훈 이사장은 값비싼 티타늄 대신 스테인리스 겉 표면에 티타늄 산화층을 입히면서 뼈조직과 접촉할 수 있는 면적을 극대화해 뼈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가격이 얼마나 싸지나.
“제품값과 수술비까지 다 포함하면 20% 정도의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관절 수술비용은 입원비 등을 포함해 70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우리 제품이 나오면 꽤 줄어들 것이다.”
-앞으로 인공관절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다. 고령인구가 많아지면서 저렴한 인공관절을 원하는 환자가 많아졌다. 관절에 손상을 입으면 운동량 부족으로 비만과 고혈압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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