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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노정훈 과장_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 사망원인의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질환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발병 연령대가 중년층에서 20-30대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암의 일종으로, 자궁암의 종류에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자궁체부암 등이 있다. 이중 자궁경부암은 자궁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반드시 자궁경부암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종만 해도 100개 이상이고, 대부분의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감염 후에 자연적으로 소실되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16형과 18형인데, 이 두 가지 형이 암 발생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16, 18형과 같은 고위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그 즉시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소실이 되지 않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존재하면서 세포 변화를 일으키고, 정상조직에서 암이 발생하기까지의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중간단계인 '전암병변'을 통해 암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기까지는 보통 10-20년이 소요된다. 이밖에도 흡연, 클라미디어(성병) 감염,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적은 식이, 장기간 경구피임약의 사용 등도 자궁경부암 발생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암이 서서히 진행되면 성관계 후 출혈, 월경 이외의 비정상적인 출혈,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나 출혈성 분비물, 배뇨곤란, 아랫배와 다리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성관계 후 출혈이 대표적인데, 처음에는 약간 묻어나오는 정도이지만 점차 양과 횟수가 증가하며 간혹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만약 자궁경부암이 주변 장기로 침범했을 때에는 배뇨곤란, 혈뇨, 신부전, 허리 및 하지통증,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이러한 증상을 느낀 후 병원을 찾았다면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은 전암병변 상태이거나 1기 초기의 경우에 레이저치료나 냉동치료, 원추절제술 등의 간단한 시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2기 초기 이후의 암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자궁과 주위 부속기, 골반부위 및 대동맥주위 림프절 등을 전부 제거하는 광범위한 절제술이 필요하다. 또 2기 후반부터는 일반적으로 항암-방사선 동시요법을 시행한다. 0기의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이르고, 1기에는 90%, 2기에는 70%에 이를 정도로 비교적 치료율이 높다. 그러나 3기나 4기인 경우에는 완치율이 낮으므로 무엇보다 조기에 암을 진단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은 예방백신이 있는 유일한 암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16, 18형에 대한 백신으로 예방효과가 최대 98% 정도에 이른다. 성경험 전 접종이 가장 좋으며, 26세 이전에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 성인의 경우 6개월 동안 총 3회에 걸쳐 접종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에 대한 국가 지원이 없어 약간 고가인 것이 문제이긴 하나, 백신만큼 효율적이며 확실한 방법은 없기 때문에 접종이 필히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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