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 아빠가 IQ 148 이상으로 소위 천재들의 모임이라 불리는 멘사 회원이에요. 우리아이도 유전적으로 머리 좋은 아이가 될 수 있나요?


[A]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능지수(IQ)는 말 그대로 지능의 발달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정신연령을 실제 생활연령으로 나눈 수치에 100을 곱한 것이다.

지능검사는 1905년 프랑스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비네가 취학을 앞둔 아동들 중에서 정신지체아를 선별할 목적으로 처음 고안했다. 그 당시 학습 불능 어린이나 정신지체아를 식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지능지수가 한 사람의 지적 능력을 적절히 표현해주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지능지수가 유전되는 것이냐,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이냐에 대한 논쟁 또한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다.

전자의 경우 인간의 성격, 행동, 능력 등이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자에 의해 이미 결정됐다고 믿으며, 후자의 경우는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성격이나 지능을 결정하는 변수가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같은 논쟁은 정답을 내리지 못한 채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흔히 ‘머리는 타고난다’고 한다. 유전론에 입각하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 개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가 정해준 경로에 따라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가 신체의 다른 부위처럼 유전자를 부모로부터 물려받는다는 점에서 보면 분명 그렇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예를 접한다면 달리 생각해 볼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1941년 미국 시카고에서 2살 난 일란성 쌍둥이가 교통사고로 부모 모두를 잃어 입양이 됐다. 한 아이는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교육 수준도 높은 편인 소위 말하는 ‘부잣집’에 입양됐고, 다른 아이는 그 반대의 가정으로 입양됐다. 입양된 지 30년이 지났을 무렵 이들이 법정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판사와 살인자의 자격으로 말이다. 부잣집에 입양된 아이가 판사로 성장했다.

단적인 예일 수 있으나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사회 환경이나 교육수준의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태어날 때부터 지능적인 측면이 타고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같은 성향이 다른 요인들 때문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의 지능 발달을 위한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편안하고 안정된 가정 분위기 조성, 다양하고 풍부한 자극과 경험, 새로운 시도에 대한 독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등 아주 작고 사소한 관심과 변화들이 아이에게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 만약 지능지수가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라면 지능지수 향상을 위해 애써 노력할 필요는 없다. 이미 정해진 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태교에 힘쓰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선천적으로 높은 지능지수를 갖고 태어나길 기대하기보다는, 후천적인 여러 가지 측면에 있어 부모로서 열과 성을 다한다면 분명 훌륭한 아이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대전선병원 소아정형외과 이승구 박사 약력]

<주요 약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주임교수
-영국 옥스포드 Nuffield Center 정형외과센터 유학
-서울성모병원 부원장
-근정포장 및 훈장(2004)/ 옥조근정훈장(2013)
-SICOT 및 WPOA 국제위원
-대한골관절종양학회 회장(前)
-대한수부외과학회 회장(前)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과장(現)

<전문진료분야>
-소아정형, 골·관절 및 연부조직 종양, 수부정형, 류마티스질환
-골절정복술, 건, 인대, 신경수술, 양성종양절제술 등 1만6400여 수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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