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매 맞는 아이에게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는데?
[A] 최근 어린이집의 아동학대가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어린이집 보육 교사가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고 학대하는 등 관련 제보가 잇따르고 이들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각종 우려를 낳고 있다.
피학대아 증후군(Battered child syndrome)은 대개 3세 미만의 소아가 부모나 가족 혹은 보육교사 등에게 반복적으로 구타나 학대를 당함으로써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로 인해 골절, 탈구, 출혈 등 신체적 외상이나 성장발달장애, 정신적 손상 등이 생길 수 있다.
오랜 기간 학대를 받아 온 아이들은 외견상 정서적으로 불안해 보이고, 대인관계를 회피하고, 부모와 떨어지려 하지 않고, 전신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허약하다. 때로는 이유 없이 공격적일 수 있으며, 체중미달에 영양상태가 고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성적 학대를 받아온 소아는 이상한 성적 언행을 보이기도 하고, 구타를 당하게 되면 반복적인 외상으로 인해 다발성 피부 타박상, 좌상, 피하 출혈, 화상흔이나 상흔이 관찰된다. 심하면 외상의 시기가 서로 달라 치유과정이 다른 여러 부위에 다발성 골절흔이 발견되기도 한다. 골절은 평균 11~55%의 아이들에서 동반되며, 2세 전후의 영유아에서 흔히 발생한다.
다발성 골절이나 좌상의 진단을 위해서는 전신 방사선 촬영이나 전신 핵의학 골주사가 효율적이다. 그러나 학대 아동에게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되거나 반복적으로 학대를 받으면 상해의 정도가 더욱 심해진다. 심할 경우 뇌경막하 출혈, 복강내 출혈, 다발성 골절의 후유증인 지방 전색증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피학대아증후군의 진단은 아이들이 학대를 당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징후들을 부모가 빨리 감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부모가 아이와 함께 그날그날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흥미를 유도하며 자주 대화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어린이집 등원을 심하게 거부하거나, 머리나 배 등 신체의 일부가 불편하다고 때를 쓰거나, 평소와 달리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아이가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는 의심해야 한다.
또한 정서적으로도 평소와 다른 다양한 변화를 보일 수 있다. 아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얼어붙는다든지, 별것도 아닌 일에 소스라치게 놀란다든지, 잘 놀지 못하고 부모에게 매달린다든지, 무표정 또는 멍한 표정을 자주 짓고 의욕이 없어 보인다든지, 잠을 잘 못자고 자주 깬다든지 등의 변화를 보이면 학대를 포함한 정신적 외상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피학대아증후군과 비슷한 외형이나 다발성 골절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선천성 매독, 백혈병, 선천성 골형성 부전증, 영아 피질 골성 과다증, 비타민 D 결핍으로 인한 구루병, 소아 피로 골절 등과 구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정환경 등을 면밀히 고려하여 소아 신경 정신과 또는 소아 정형외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피학대아증후군을 겪는 아동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 때문에 나쁜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어 모든 일에 소극적이고 눈치를 보며 말수가 없는 아이가 되곤 한다. 어린 시절의 행동과 정서 발달이 향후 성인으로 성장시 인성 및 성격 형성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때 피학대아증후군은 조기 발견과 함께 활달한 정서 교육이 꼭 필요한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선병원 소아정형외과 이승구 박사 약력]
<주요 약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주임교수
-영국 옥스포드 Nuffield Center 정형외과센터 유학
-서울성모병원 부원장
-근정포장 및 훈장(2004)/ 옥조근정훈장(2013)
-SICOT 및 WPOA 국제위원
-대한골관절종양학회 회장(前)
-대한수부외과학회 회장(前)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과장(現)
<전문진료분야>
-소아정형, 골·관절 및 연부조직 종양, 수부정형, 류마티스질환
-골절정복술, 건, 인대, 신경수술, 양성종양절제술 등 1만6400여 수술례
디트뉴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