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몸의 한쪽에 마비가 오거나, 일시적으로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 등의 증상을 겪다가 금방 다시 좋아지는 경험을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가, 아니면 피로해서 그런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일과성 뇌허혈증을 나타내는 증상이라면, 이는 곧 뇌졸중의 위험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뇌졸중의 전조 증상인 일과성 뇌허혈증에 대해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강창우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일과성 뇌허혈증, 순간적인 쇼크상태에 빠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소 또는 전반적 신경학적 결손이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사망을 초래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나뉘며, 허혈성 뇌졸중이 전체 뇌졸중의 80% 가까이를 차지한다.
일과성 뇌허혈증은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흐름이 일시적이고 갑작스럽게 막혔다가 다시 이어져 순간적으로 뇌가 쇼크상태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증상은 대부분 24시간 이내에 사라지는데, 대부분 수 초에서 수 분 동안 증상이 나타난다.
일과성 뇌허혈증은 뇌졸중을 미리 경고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일과성 뇌허혈증이 처음 발생한 후 약 10∼20%에서는 90일 이내에 뇌경색이 발생하고, 이중 50%가 24∼48시간 이내에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뇌경색 환자의 약 15∼20%에서 일과성 뇌허혈증의 증상 일부를 경험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일과성 뇌허혈증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주로 경동맥과 같은 굵은 뇌혈관의 죽상경화증으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와 심방세동 등의 심장 부정맥으로 인해 혈전이 뇌혈관으로 떠내려갈 때이다.
이 밖에도 갑작스러운 전신의 혈압하강으로 인해 일과성 뇌허혈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그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향후 환자의 치료 및 관리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증상, 간과 말아야
일과성 뇌허혈증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우선 정확한 진단을 위해 기본적인 혈액 검사와 뇌 CT, 뇌 MRI, 심전도와 심장 초음파 등을 시행하게 된다.
일과성 뇌허혈증으로 진단되면 우선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뇌졸중 위험인자를 조절하게 된다. 또 허혈성 뇌졸중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을 투여하거나, 심방세동 등의 심장문제가 있을 경우 항응고제를 투여해 혈전의 생성을 억제시킨다. 만약 경동맥이 매우 심하게 좁아져 있을 경우에는 스텐트 삽입술이나 경동맥내막절제술을 통해 좁아진 경동맥을 넓혀 주기도 한다.
2일 이내에 발생한 일과성 뇌허혈증의 경우엔 입원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이는 만약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혈전용해치료와 다른 내과적 치료를 빨리 시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만약 입원을 하지 않고 외래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증상이 재발하거나 뇌졸중이 발생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일과성 뇌허혈증의 의심 증상들이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졌다고 해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증상들이 뇌졸중으로 가는 전조 증상이라는 것을 꼭 인지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흡연·금주·운동…체중관리로 예방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선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심뇌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미리 검진을 통해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흡연이나 음주, 비만 및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인자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 위험도가 약 2.6배 높으므로 반드시 금연이 필요하다. 하루 1∼2잔 정도의 가벼운 음주는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을 줄인다는 보고가 있으나, 과도한 음주는 위험성을 높이므로 삼가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 및 사망률이 27%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은 보통 1주 3회 정도로 30여 분 뛰거나 걷는 등의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강 과장은 “신체 비만 지수가 1㎏,m2 증가하면 뇌졸중의 위험도가 약 11% 증가하기 때문에 체중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식이조절이 필요한데, 나트륨 섭취 증가는 뇌졸중 위험성을 증가시키므로 짜게 먹지 말고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금강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