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한 요즘, 주말 내내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해도 몸이 무겁고 나른함을 느끼기 쉽다. 계절에 적응하면서 늘어지고 잠을 자도 졸린 탓에 보통은 춘곤증을 많이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곤을 겪는 기간이 점점 길어진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먼저 춘곤증의 경우 대개 2~3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호전된다. 그러나 한 달 이상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빈혈, 갑상선질환, 우울증 등 각종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1년 내내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 육아, 또는 음주나 흡연을 지속하게 되면 자연히 피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저런 원인들 없이 늘 피곤할 때도 있다. 앞서 언급한 질병도 없고 업무도 그리 많지 않으며, 음주나 흡연을 즐기지도 않고 별다른 스트레스도 없는데 피곤을 느끼는 경우이다. 만약 일상생활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의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이를 '만성피로 증후군'이라고 한다. 피로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피로와 만성피로를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몇 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고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며, 사회 활동이나 개인 활동이 실질적으로 감소했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피로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스트레스나 각종 감염, 부신 피로, 우울증, 약물 부작용, 과로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는 만성피로 증후군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졸'이 분비되는데,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불안증, 불면증, 두통, 과도한 호흡에 의한 답답한 느낌이나 메스꺼움 등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는 곳곳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일들이 많아 코르티졸이 계속 분비되다보면 결국 모두 소진되는 상태가 온다. 이때는 무기력감이나 피로감이 지속되고, 에너지가 소진된 느낌이 지속된다.
이런 경우 코르티졸이 많은지 적은지 확인해 보고 그에 맞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과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 쉬거나, 무리해서 운동하는 것은 부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체불명의 보약이나 고열량 음식들도 만성피로 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다. 코르티졸 패턴에 맞춘 적절한 영양소 공급과 더불어 식사나 간식 시간, 운동 시간이나 패턴 등을 교정하면 2~3개월 내에 피로감이나 무력감이 개선될 수 있다.
더불어 비타민이나 미네랄 같은 영양소의 균형이 잘 맞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똑같이 공부를 해도 100점 받는 사람과 50점 받는 사람, 0점 받는 사람이 있듯이 똑같이 먹더라도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양은 모두 제각각이다.
최근에는 에너지를 생산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충분한지 알아보기 위해 '소변 유기산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소변 유기산 검사는 각종 화학 반응 전후의 물질들을 비교함으로써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 잘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예전에는 소변을 냉동시켜 해외로 보내야 했지만, 몇 년 전부터는 국내에서도 검사가 가능해져 이를 통해 만성피로 증후군은 물론 각종 질병에 대한 원인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누군가의 음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독이 된다는 말이 있다. 만성피로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생활하는 방식, 스트레스의 양과 질, 먹는 음식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단백질을 먹으면 좋아지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그것이 만성피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