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나 반딧불 같은 ‘생물발광’을 이용한 암 치료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유성선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김이랑 박사(제1저자)는 미국 하버드 의대 윤석현 교수팀과 생물발광을 이용한 광역동 치료로 암을 치료하고, 전이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광역동 치료(Photodynamic therapy, PDT)는 수술·항암제·방사선 치료에 이어 제 4의 암 치료법으로 불리며, 빛을 조사하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종양조직을 파괴하는 광감각제를 정맥주사하여 암조직에 축적시킨 후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조사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부작용이 적고 약제 내성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자궁경부암, 피부암, 담도암, 식도암처럼 빛을 직접 조사하거나 내시경으로 접근이 가능한 부위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연구팀은 산호나 반딧불 같은 ‘생물발광’을 이용해 병변의 위치나 깊이에 상관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광역동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기존 광역동 치료의 한계를 극복했다.
생물발광을 이용한 광역동 치료는 레이저를 조사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대신 생채 내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효소-기질 반응을 이용 빛을 발산함으로써 암조직에 축적된 광감각제를 활성화시켜 암을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생물발광에서 나오는 빛으로는 파장이 맞지 않아 광감각제를 활성화시킬 수 없었던 문제점은 산호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양자점’이라는 나노물질과 결합시킨 후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이 새로운 생물발광 광역동 치료법은 세포실험을 통해 메커니즘을 증명했으며, 이후 동물 실험을 통해 암의 성장이 억제됨을 밝혀냈다. 특히 암에 직접 주사하는 경우 주변 감시림프절에 전이된 암세포까지 파괴하며, 다른 부위로의 전이까지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이랑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광역동 치료가 불가능한 부위까지 가능범위를 넓힌 것으로 고령이나 전신적 상태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한 암환자의 원발암 및 주변 림프절 치료 등에 사용될 수 있으며, 특히 유방암 수술의 경우 감시림프절을 절제할 때 림프부종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데 이 치료법을 통해 수술하지 않고 최소침습으로 감시림프절 전이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박사는 “향후 암 치료뿐 아니라 신체 내부로 빛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광유전학 등 관련 연구에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CI급 나노의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8월호에 게재됐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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