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주말에 걸친 다소 짧은 연휴라 아쉽기도 하지만, 명절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설레는 요즘이다. 그러나 아빠는 장시간 운전, 과음 등으로 녹초가 되고, 음식 장만과 청소 등으로 분주한 엄마는 뜻밖의 부상을 입기 쉽다. 이렇다보니 연휴 끝에 찾아올 후유증에 대한 걱정이 들게 마련이다. 뜻 깊은 명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건강의 지혜에 대해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 김기덕 소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장거리 이동엔 스트레칭 필수
좁은 차 안에서의 장거리 이동은 연휴기간 동안 느끼는 피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창문을 닫고 장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산소 부족으로 몸 안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졸음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운전을 하게 될 경우 적어도 1~2시간마다 10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휴식 중에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요통과 어깨통증 예방에 좋다.
성인에게도 힘든 장거리 이동은 아이들에겐 분명 힘든 일이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은 좁은 공간에 오래 갇혀 있으면 자칫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자주 휴게소에 들러 몸을 충분히 움직이도록 해주는 게 좋다. 또 차를 타기 전에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히고 틈틈이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도록 한다.
▲가사노동 중 쉬는 시간 적극 활용
주부들에게 명절은 큰 고욕일 수 있다. 오랜 시간 많은 음식들을 만들기 위해 앉아 있거나 무거운 그릇을 나르는 등 평소보다 강도 높은 가사일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목이나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인 자세를 취한 경우가 많아 척추에 무리가 가기 쉽다. 더불어 무거운 냄비 또는 팬을 들거나 어정쩡한 자세로 전을 부치는 동작은 손목과 무릎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명절 이후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질환인 손목터널증후군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무엇보다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근육이나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명절에 나타나는 허리 통증은 단순 근육통일 수도 있지만, 허리디스크나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만성 질환일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자세를 바꾸면서 허리를 쭉 펴거나 어깨, 무릎을 이용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또 일하는 중에는 잠시라도 휴식을 취해 육체적 피로를 해소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나친 음주와 과식은 금물
음주가 지나치면 즐거운 명절도, 건강도 모두 잃을 수 있다. 특히 명절 차례주로 사용되는 전통주들이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이므로, 그만큼 체내에서 분해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더불어 낮에 마시는 술은 밤에 마시는 술보다 단시간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쉽게 올리기 때문에 개개인의 절제가 필요하다.
또한 명절 내 기름진 음식이나 고칼로리 음식 등을 짧은 시간 내에 많이 먹는 경우 체중 증가는 물론 급성 소화불량, 급체 등에 시달릴 수 있다. 따라서 육류나 전류 보다는 햇과일과 나물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고칼로리 음식들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연휴 내내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가벼운 운동 또는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후유증은 가족 모두가 함께 극복
명절이 다가오면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소화도 안 되고, 손발마비,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주부들이 늘어난다. 이는 시댁에서 겪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걱정이 앞서면서 몸이 아파옴과 동시에 우울증까지 드러내는 스트레스성 질환인 '명절 증후군' 탓이다.
명절 증후군은 명절 전후 2~3일에 가장 심하고 명절이 지나고 나면 대개 풀린다.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명절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명절을 맞이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사고와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남성들이 연휴동안 가사 노동을 함께 분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아내를 돕고,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가족 간의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좋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흐트러진 생체리듬을 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낮 시간에는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해주고 밤에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중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