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센터를 통해 더욱 많은 분들이 골든타임 안에 치료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그냥 동네 의원처럼 아주 익숙하고 편안하게 오셨으면 좋겠어요"
한호성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장은 센터가 편안한 곳으로 거듭나 지역민들의 뇌혈관 건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지난 4월 7일 충청권 최초로 문을 연 유성선병원 뇌졸중 전문 치료센터는 뇌졸중 환자를 위해 의사와 간호사, 치료사들이 전담 팀을 꾸려 환자에게 24시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뇌졸중과 관련된 신경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등 총 6명의 전문의와 뇌졸중 전문 간호사, 전문 재활 치료사 등이 365일 상주하고 있다. 특히 각 진료과별 치료 구분을 없앤 창의적인 통합 합동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긴급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실현했다.
이같은 시스템은 촌각을 다투는 뇌졸중 환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기존 병원들의 뇌졸중 진료 체계는 뇌졸중과 관련된 각 진료과를 인위적으로 묶어 응급 진료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응급실에 뇌졸중 환자가 도착하면 각 진료과의 협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치료에 며칠이 걸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 하지만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는 개소 당시부터 진료과의 구분을 없애 모든 전문의의 빠른 대처, 일관성 있는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게 됐다. 뇌졸중 치료에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뇌졸중에 대한 병원 구성원들의 깊은 이해는 필수다. 한 소장과 센터 구성원들은 개소를 준비하던 당시 뇌졸중의 협진 시스템이 왜 중요한지, 다른 질병과 달리 왜 우선적으로 처치돼야만 하는지 이해시키기 위해 진땀을 빼야만 했다. 다행히 병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이해를 얻어 센터는 무사히 지역민들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한 소장은 "신경과 전문의로서 트레이닝을 받을 당시 약만 사용해도 되는 환자, 긴급하게 처치가 필요한 환자도 있었다. 빠른 프로세스를 통해 협진하면 조금 더 빨리 치료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되는 것이 참 어려웠다"며 "지금 함께 하는 동료들이 뜻이 맞았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우리 센터는 정말 힘들고 고되지만, 함께하는 동료들은 그만큼 환자들을 생각하고 더욱 좋은 치료를 제공하고 싶어하는 전문가들"이라고 말했다.
구성원들의 단합은 더욱 빠르고 정확한 진료를 가능케 했다. 특히 센터 내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자체 개발한 뇌졸중 치료 시스템은 검사와 진단, 치료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센터는 미국뇌졸중학회와 대한뇌졸중학회의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병원 환경에 최적화된 'SOS CP(Sun Organized Stroke Critical Pathaway)'라는 뇌졸중 진료 프로토콜과 'VMS(Voice Massage Service)'라는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치료 가이드라인은 가장 신빙성이 높은 최신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적용했다. 기존에는 각 의사마다 선호하는 치료법을 사용해 다소 주관적인 치료를 실시했다면, 센터는 공신력 있고 정확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치료를 하기 때문에 치료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초급성 뇌경색 환자가 내원할 경우 30분 이내에 혈전용해술을 시행할 수 있고, 1시간 이내에 혈전 제거술을 실시할 수 있을 정도다.
질 좋은 치료를 위해 최신 장비는 필수다. 센터 치료실에는 심전도와 산소포화도, 혈압과 맥박 등을 24시간 측정할 수 있는 환자 감시 장치와 뇌혈류 초음파 검사장비가 갖춰져 있다. 또 급성기 뇌졸중의 진단과 응급시술, 뇌혈관내 수술 등이 가능한 MRI와 바이플렌엔지오 등의 첨단 장비도 운영 중이다.
한 소장은 "약 하나도 우리 마음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병원의 진료 프로토콜은 미국과 우리나라 뇌졸중학회의 가이드라인과 의학잡지 등을 연구해 직접 만든 것"이라며 "우리는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맞는 치료 방침을 적용할 수 있다. 즉 신빙성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환자가 오면 전문의의 선호도가 아닌 객관적인 프로토콜에 따르기에 가장 빠르고 정확한 진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원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다. 그동안 뇌졸중을 단순히 '풍'이라고 생각해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상태가 악화된 채 센터를 방문한 안타까운 환자들이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이 뇌졸중에 걸린 줄 모르고 일반 병원에 방문했다가 폐렴, 심장병, 심근경색 등의 질병까지 얻어온 경우도 있었다. 뇌졸중의 특성상 합병증이 쉽게 발생하는데, 급한 합병증을 치료해야만 할 경우 제대로 된 뇌졸중 치료를 시행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이때문에 한 소장은 지역민들이 뇌졸중이라는 질병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뇌졸중은 한시가 급한 질환임에도 다소 먼 거리에서 치료를 받아 기존의 지역 환자들은 좋지 않은 예후를 겪어야만 했다"며 "뇌졸중 센터가 지역민들의 건강과 보건 향상을 위해 설립된 만큼 동네병원처럼 편안하게 오실 수 있었으면 한다. 앞으로 지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진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