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국내 성인 10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병이다. 그런데 최근 고혈압 뿐 아니라 저혈압 환자 수가 증가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저혈압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1만5958명에서 2만5160명으로, 4년새 5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저혈압은 그 증상을 빈혈이나 어지럼증 등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저혈압은 고혈압에 비해 덜 위험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방치하면 뇌, 심장, 신장 등 중요 장기에 혈액 공급이 적어져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고혈압과는 달리 저혈압은 어느 정도 이하의 혈압이라고 정확히 규정할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90mmHg, 이완기 혈압이 60mmHg 미만인 경우를 저혈압이라고 한다.
저혈압은 여러 가지 심장 질환, 신경계 질환, 약물, 체액 감소, 출혈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평소에 무심코 받은 신체검사 등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혈압만 낮게 측정되는 경우도 흔히 있을 수 있다.
측정한 혈압이 저혈압 수치에 속하더라도 별다른 저혈압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실신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대로 어지럽거나 기운이 없고 쉽게 피곤해져 본인 스스로 빈혈이나 저혈압을 의심하기도 하나, 검사 상 빈혈 소견이 없고 측정한 혈압도 정상 범위에 있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저혈압 증상으로는 피로, 현기증, 손발 냉증, 집중력 및 지구력 감소 등 전신 증상과 두통, 어지러움, 이명증, 불면증 등의 정신 신경 증상, 호흡곤란, 식욕 감퇴, 변비, 설사, 복통 등이 있다.
저혈압은 자체만의 증상보다는 심장질환, 폐질환, 내분비질환, 위장병, 빈혈 등과 같이 원인 질환에 의해 증상이 나타나는 '속발성 저혈압'과,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본태성 저혈압'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누웠다가 일어섰을 때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이나 확장기 혈압이 10mmHg 이상 감소하는 경우에는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진단한다.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특히 아침에 잠자리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심한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식사 후에 나른하고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은 '식후 저혈압'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식사를 하면 장운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많은 양의 혈액이 소화기계로 몰리면서 뇌로 가는 혈액공급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주신경성 실신'은 실신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혈관의 확장과 심장 서맥으로 야기된 저혈압과 뇌 혈류감소에 의한 반응으로 초래된다. 이는 낮아진 혈압으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고 일시적으로 의식이 떨어지면서 실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실제 측정한 혈압이 저혈압 기준에 속한다 할지라도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심장질환, 폐질환, 내분비질환, 위장병, 빈혈 등과 같이 원인 질환에 의해 증상이 나타나는 속발성 저혈압의 경우 해당 질환과 함께 저혈압에 대한 즉각 치료가 필요하다.
저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생활로 심신의 균형 및 안정을 유지해야 하며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으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소화 흡수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운동은 혈압 상승, 혈액 순환,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저혈압 증상들을 소멸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초기부터 심한 운동을 하게 되면 탈진 혹은 졸도를 하게 될 있으므로 맨손 체조 등의 가벼운 운동부터 점차적으로 증가시켜 나가야 하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혈압은 심리 상태와도 관련이 있으므로 취미에 몰두하거나 기분 전환의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 좋다. 목욕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혈압 상승에 도움을 주며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의 좋은 계기가 된다.
고혈압과는 달리 저혈압은 식사 제한은 필요치 않으나 식욕이 문제가 되므로 식욕 부진을 극복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자극성 음식, 향신료, 기호품 등은 좋지 않다. 또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결정해 소화 불량, 식욕 부진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수분이 많은 음식은 배가 금방 부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중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