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스마트폰 중독이 제법 심각하다. 스마트폰에는 전화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와 함께 모든 스케줄이 저장돼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가까운 사람의 연락처는 물론 일상의 모든 정보를 잃고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모른다. 우리의 바쁜 일상은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끝을 맺으며, 근무시간이나 잠깐의 휴식시간은 물론 어느 장소에서나 스마트폰을 찾고, 심지어 국내외 휴가 중에도 스마트폰 지참은 필수가 돼버렸다.
최근 영국 싱크탱크 경제집회에서는 우리나라를 2030년 세계 경제대국 7위로 예상했다. 이는 엄청난 국가발전이 예상되는 대목이기도 하나, 빈약한 자원 속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향후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중독되듯 몰두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는 듯하다.
어느 공학박사는 “세상은 전자기계들의 지식과 정보교환의 난무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파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현대인은 점점 컴퓨터와 스마트폰 같은 진화된 기계의 중독성 노예가 돼 가고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할 부분이 있다. 발명가 에디슨에게 팔순이 넘는 나이에도 꾸준한 발명 연구가 가능했던 이유를 물었더니 “조금의 시간이 남으면 철저히 쉬며 휴식을 취했다. 많은 이들이 ‘나의 1%의 영감과 99%의 노력’때문이라며 나의 천재적 머리와 쉼 없는 노력을 내 모든 발명의 근원이라 말하지만, 사실은 휴식만큼 내 연구의 기본 밑거름이 된 것이 없었다. 짬짬이라도 철저한 휴식은 몸과 마음의 건강에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사회는 갈수록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며, 가족 간의 따뜻한 애정과 이웃 간의 훈훈한 미덕이 없다. 그야말로 메마른 세상으로 변모하고 있는 듯하다. 또 이권에만 매달리는 사회, 경제, 정치 풍조가 만연하다. 인간다운 감수성은 배제된 채 철저히 계산되고 고도로 기계화되면서 점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게 우리가 지배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스마트폰이 보여주는 결과에 대한 편리함만을 알고 있지, 결과를 얻기까지의 숱한 실패와 성공의 경험과 과정은 알지 못한다. 결국 스마트폰은 우리 인생교육의 가장 중요한 인지(認知)능력, 즉 우리가 사물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어떤 지식을 얻고 뇌에 저장, 훗날 필요시 인출해 재사용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실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주지는 못한다. 모든 음식의 맛은 잘 알아도 이 음식의 재료며 조리하는 방법은 전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어른보다는 아이들에게 더욱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결과만을 집중적으로 알려주는 기계적인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접하게 되면서 사물의 속성과 본질을 근본적으로 파악해나가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삶의 가치관이나 도덕적 차원의 인성교육이 절실한 요즘, 하루 아니 잠시라도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스마트폰의 ‘소음’없이 오늘의 나와 가족, 이웃들을 생각하고 내일의 건강을 위해 철저한 휴식한다면 어떨까?
말기 암 환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과거의 일들 중 첫 번째가 그간의 바쁜 일 때문에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지 못했던 일이라 한다. 독자들에게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없는 휴식, 오늘 단 몇 시간이라도 실천해 보길 권하고 싶다.
금강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