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흔한 암으로, 남녀를 불문하고 환자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명당 45명으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이 채식 위주에서 육식 위주로 바뀌고, 생활양식 또한 서구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암예방학회가 ‘대장암을 이기는 식생활 및 건강수칙’ 10가지를 발표, 대장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장암은 어떤 암인지, 치료 방법과 치료 후 관리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유성선병원 암센터 대장항문외과 최병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초기 증상 없어 정기적인 검진 필요
대장(큰창자)은 소장(작은창자)의 끝에서 시작해 항문까지 연결된 긴 튜브 모양의 소화기관으로, 길이가 약 1.5m 정도이다. 보통 6m가 넘는 소장보다 훨씬 짧지만 폭이 넓어서 대장이라 부른다. 이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이 대장암이다.
대장암의 주된 증상으로는 배변 습관의 변화, 설사, 변비, 배변 후 변이 남은 듯 무지근한 느낌, 혈변 또는 끈적한 점액변, 복통, 복부 팽만,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그리고 복부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 등이 있다.
하지만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나타날 때는 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을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만이 조기 발견의 지름길이다.
우리나라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에서는 만 50세 이상이면 1년 간격으로 분변잠혈반응검사를 하여 이상 소견이 나올 경우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를 받고, 별다른 증상이 없는 사람이라도 50세 이후부터는 5~10년에 한 번씩 이들 두 검사 중 하나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 복강경 수술, 정밀하고 회복 빨라
대장암의 치료에 있어서 수술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암의 발생 부위에 따라서 수술 방식은 각각 다르게 적용되지만 수술의 큰 원칙은 동일하다. 암으로부터 적절한 경계를 유지하면서 림프혈관을 결찰하고, 주변 림프절을 포함하여 광범위 절제를 하게 된다. 수술 중에는 뱃속의 다른 장기들을 관찰하여 혹시 전이된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며, 소장, 난소, 요관, 신장 등의 주변장기와 붙어있는 경우에는 함께 절제를 할 수도 있다.
이전에는 15cm 정도의 길이로 복부를 절개한 후 수술을 시행했으나 기술의 발달로 배꼽부위에 1cm 정도를 절개하여 복강경 카메라를 넣은 후 배 안을 모니터로 보면서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손을 사용하여 수술을 시행하는 대신 3~4개 정도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 30cm 길이의 기구를 넣어 수술을 하게 된다. 손을 사용하여 수술을 하는 것에 비해 기구의 조작이 어렵고 제한되는 것이 많지만 현재는 수술 술기의 발달과 기구의 발달로 대부분의 수술을 복강경을 통해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복강경 수술의 장점은 수술 상처가 작아서 미용적인 효과가 있고 통증이 적으며 환자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적은만큼 회복이 빠르다. 또 복강경을 통해 확대된 시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과거에 복부 수술을 받은 적이 있어 유착이 심하거나 △재발을 했거나 △주변장기로의 침범이 심하여 복강경 기구만으로 수술적 절제가 쉽지 않거나 △환자가 비만하거나 골반강이 좁아서 기구의 조작이 힘든 경우에는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데 제한이 있을 수 있다.
▲ 재발과 전이, 조기에 발견하려면
대장암 수술 후에는 병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재발과 전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추적과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조기에 재발이나 전이가 발견될 경우 적절한 치료를 추가함으로써 생존율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인 추적 및 관찰의 방법과 기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재발이 수술 후 2년 이내에 발견되므로 수술 후 2년까지는 좀 더 짧은 간격으로 추적관찰을 하고, 수술 후 5년 이후에도 재발이나 전이가 발견될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추적관찰을 시행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 수술 후 2년까지는 3개월에 1번, 이후 수술 후 5년까지는 6개월에 1번, 그 이후는 1년 1회 정도 추적 및 관찰을 시행하고 있다.
매번 외래에 방문할 때마다 간단한 진찰과 함께 기본적인 혈액검사 및 암표지자검사를 시행하고, 흉부엑스선촬영은 6개월마다 1회, 전산화단층촬영(CT)과 대장내시경 혹은 대장조영술은 1년에 1회 정도 시행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을 시행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체중감소, 식욕부진, 무력감 등의 전신증상과 복통, 골반통증, 기침, 배변 습관의 변화 및 항문 출혈 등의 증상이 생기면 바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이 재발되는 것을 완벽히 예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모든 암들의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재발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여 완치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아시아경제